대장금이 세계 60개 국에 팔리고 약 3조 원의 경제효과를 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같은 나라는 방송에서 대장금 관련 퀴즈를 냈다가 국민의 3분의 1인 480만 명이 응모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 인기가 대단하다. 대장금은 이웃 일본에 아직도 인터넷 VOD서비스로 팔릴 정도로 인기가 여전하다.

드라마와 같은 문화상품의 인기는 단순히 드라마콘텐츠의 판매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 대한 인식과, 한국 문화, 한국 상품 등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해서, 궁극적으로 국가에 엄청난 경제외적 공헌을 한다. 문화가 곧 국방이고, 문화가 외교인 셈이다. 이웃 일본의 네티즌들은 한국에서는 욘사마 같은 훌륭한 배우를 일본에 보내는데, 일본에서는 AV 여배우의 벗은 몸을 한국에 보내는 수준이라고 탄식할 정도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훌륭한 문화상품이 해외 방송물 판매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지나치게 엄격한 방송물의 간접광고 제한과 방송 후방 산업의 취약한 구조 때문이다.

유명한 영국스파이 영화 007은 영화가 한번 뜰 때마다 BMW 등 외국 고급차들의 인기를 함께 끌고 다닌다. 주인공이 멋진 고급차를 타고 나오며, 그 차에는 자동차회사 로고가 선명히 박혀 있다. 그러나, 대장금을 비롯, 겨울연가, 사랑이 뭐길래 등 수많은 한류 인기 작품들은 우리나라 상품과 우리나라 관광자원을 제대로 소개할 수가 없다. 이미 만들 때부터 간접광고 규제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와 같은 간접광고 규제 때문에 결국 제작사들도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는 마케팅보다는 제작비에 맞춘 제작자체에만 신경을 쓰게 되고, 인터넷과 케이블TV 등은 콘텐츠의 다양한 메타정보의 활성화를 통한 2차 부가가치창출 보다는 단순 유통에 머무르게 되었다.

만일, 겨울연가의 욘사마가 드라마에서 늘 즐겨타던 멋진 자동차가 있었고, 이를 인터넷에서 장면별로 다양하게 해설해 놓은 정보가 있었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 뒤늦게 현대자동차가 배용준을 모델로 일본 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드라마와 직접 연관이 없는 광고는 그만큼 힘든 마케팅 노력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모호한 규제는 TV가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공적 성격의 보편적 매체라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지상파 방송은 케이블을 통해 전달되어 이미 지상파가 아닌 상황이 된 지 오래다. 아니면 방송 자체는 규제의 틀을 유지하더라도, 방송이후의 유통과 재생 등 후방시장에서라도 상품화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드라마가 끝나자 마자 주인공의 패션과 액세서리 등을 묻는 문답이 게시판에 쏟아진다. 해외에서도 그런 궁금증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도 그런 상품에 대한 소개와 구매를 제대로 알려주는 통로는 없다. 촬영장소, 배경음악, 각종 소품과 가구 등에 대한 DB도 쌓이지 못하고 있다. 

과감한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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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


연예서비스를 속칭 딴따라라고 부른다지만, 실제로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가장 가깝게 다루고 어루만져주는 연예서비스야 말로 우리 모두의 친근한 문화공간이다.

인터넷은 그런 연예공간을 가장 최신방식으로 우리와 연결시켜준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대형 포털 서비스의 검색순위를 보면 거의 대다수가 연예인이거나 연예정보이다. 한때 후발 포털 사업자가 연예정보를 잡으면 포털 순위를 잡을 수 있다는 전략마저 세웠을 정도로 연예정보는 인터넷에서 중요한 콘텐츠이다.

그러나 여전히 연예정보의 주된 생산지는 1차 미디어들이다. 방송은 TV에서, 가수는 라디오나 케이블, 음반에서, 배우는 극장의 영화속에서 모두 먼저 등장하고, 인터넷에서는 그 앞뒤의 시장을 형성할 뿐이다. 인터넷을 통해 1차 정보가 먼저 공개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인터넷 자체가 무료의 바다이다 보니, 여전히 실제 콘텐츠는 1차 윈도우라고 할 기존 미디어들에서 먼저 소비된 후 인터넷으로 옮겨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가수는 먼저 음반을 만들고, 배우는 극장에서 먼저 팬들에게 인사를 한다.

이와 반대의 경우가 가끔 나타나기도 했다. 인터넷 얼짱 출신이 연예계에 캐스팅 되어 스타가 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열렬 독자를 거느린 작가가 시나리오나 책을 출판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 출판은 사전에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정형이 될 정도다. 그중에는 떨녀나 도자기녀 같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인터넷 유명세를 얻은 뒤 연예계 진출을 모색하는 의도적인 경우도 생겼다.

인터넷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문학계의 등단과정이나, 흔히 대형소속사나 몇몇 작가, PD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스타발굴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이제 용모나 실력이 있으면 누구든 인터넷을 통해 스타가 될 수 있다. 심지어는 아프리카 같은 인터넷 생방송 서비스를 통해서 엽기적인 춤과 노래, 멘트로 수천만 원씩 돈도 벌고 인기도 누리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독설가, 토론가, 패러디 작가 등 기존 방식과 다른 스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음습한 거래 유혹을 받거나, 자신의 자부심과 재능을 불법적인 자리에서 팔아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전세계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캐스팅 서비스 사이트조차 아직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터넷에 연예서비스의 기회가 아직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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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

처음 컴퓨터를 본 사람들은 컴퓨터가 대단히 정확한 기계라고 생각한다. 사실 정확한 기계로서 컴퓨터는 칭송받을만 하다. 인간의 인지능력을 벗어나는 셈법이 가능하니까.

그래서 우리는 컴퓨터로 정확하게 탄도를 계산한다는 전략무기들을 보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또 컴퓨터에 의해 명확하게 소수점 아래까지 딱 맞아 떨어지는 급여명세서에 계산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검산해보려 하진 않는다. 적어도 소수점까지 적혀 나온 숫자가 틀릴리야… 하는 심정이다.

어쨌든 미래 공상과학 영화 등에서 컴퓨터는 가공할 정도의 정확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정확성이라는 숫자는 어느덧 그것이 과학이고 진리인 양 쉽게 둔갑한다. 누군가 사람의 머리카락을 대략 1백만 개쯤이라고 하는 것과 컴퓨터가 계산해보니 21,051,196개라고 했다면, 어느 쪽을 믿겠는가? 우스개로 이야기한 것이라 믿지는 말자. 뒤의 숫자는 내 전화번호다.

0과 1밖에 모르는 이 단순 무지몽매한 기계에 합리성과 공평함, 과학을 보태면서 인간은 스스로 그 컴퓨터에 굴종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가장 적당한 고등학교를 배정해준다. 사람이 배정하면 잡음이 생긴다. 컴퓨터가 행운의 이벤트, 아파트 분양 당첨자를 골라준다. 사람이 선정하면 뒷말이 많아진다. 로또번호도 [자동]으로 컴퓨터가 골라주고, 판사들의 사건배당도 컴퓨터로 직접하진 않겠지만, 컴퓨터식의 무작위 추출로 이뤄진다고 한다. 왜? 사람이 하면 말이 많아지니까.

지식의 바다라고 하는 인터넷에도 [운세]라는 단어의 광고 등록건수는 단어에 따라 매출이 수천만 원 차이난다는 꽃배달 만큼이나 가득 붙어 있다. 이혼상담이나 교통사고 합의 등보다 훨씬 많은 사이트가 링크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 최첨단의 컴퓨터와 네트워크가 총동원되었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과 그 이후 영향에 대해서 컴퓨터는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른다. 사람들은 핵무기도 만들 수 있는 지식과 고성능 컴퓨터를 갖고도 단 하루 뒤의 미래주가도 제대로 계산해 내질 못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컴퓨터처럼 일하는데 효율적이고 기능적인 사람만을 선호하게 됐다. 아버지는 돈만 많이 벌면 되고, 배우자는 미인이고 부자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 효율 좋은 컴퓨터를 찾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사람이 합리적이거나, 과학적이어서가 아니다. 사람만큼 불합리하고, 변덕이 심한 동물도 드물다. 사람에 대한 신뢰는 용서와 사랑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 인간의 생애를 오로지 자신이 믿는 신앙과 사람에 대한 사랑만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은 무한한 존경을 받을 만한 일이다. 故 김수환 추기경은 그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  IT기술과 컴퓨터가 우리의 생활을 가득 채우고 사는 지금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자료로는 73퍼센트의 다인 가구가 주평균 15시간을 이용), 사람에 대한 믿음을 다시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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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