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TV오락물이다. 1박2일 등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들이 나중에 나와서 모두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바로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

녹화 방송이긴 하지만, LIVE 방송이나 다름없는 프로그램 포맷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한다.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인터넷에서 정보가 얼마나 자주 갱신되고 있느냐 하는 것과 비슷하다. 새로운 것이 자주 제공되고, 사람들의 흔적이 자주 남는 사이트가 바로 살아 있는 사이트이다. 인터넷의 속성상 24시간 항상 접속되어 대화하는 미디어로서, 살아있는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뉴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가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신뢰를 구축해온 지상파 방송사의 브랜드 이미지도 있겠지만, 지상파는 항상 살아있는 새 것만 방송한다는 관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케이블 방송은 재방송, 지상파는 새방송이라는 고정인식이 부지불식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의 원류는 모두 그렇게 살아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인터넷이 모든 것을 다 빨아 들인대도, 여전히 영화는 극장에서, 드라마는 TV에서, 책은 서점에서 먼저 소비를 하게 된다. 인터넷은 그 다음 시장이다.

인터넷 안에서도 최근 UCC 방송은 동영상 클립 등을 보여주는 곳보다 살아있는 방송을 보여주는 아프리카 같은 서비스가 점점 더 인기를 얻는 추세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전 세계적인 축제가 된 것도 LIVE 방송이 가능한 미디어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마치 냉동과 운송 기술의 발달로 원양에 사는 참치가 세계적인 횟감이 되고 있는 것처럼….

지난 촛불 시위때도 하루에 한번 발간되는 신문보다 바로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인터넷 생중계가 인기를 끌었다. 가공된 정보의 왜곡과 지루한 포맷에 이미 식상한 독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정보는 좀 더 빨리, 좀 더 직접 전달되는 쪽으로 진화한다. 이메일 하나 보내놓고 기다리는 문화가 이제는 직접 메신저 채팅도 모자라 휴대폰 문자도 동시에 보내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24시간 항상 새로운 정보를 고쳐 담고 있는 매체가 그래서 가장 강력하다. 휴대폰, 메신저 등이 나날이 발전해 가는 이유이다.

지속적인 정보의 자극은 휴대폰 사용자에게 [팬텀 바이브레이션] 같은 착각을 만들어 낼 정도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프로그램에 LIVE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예사롭지 않다. 디지털 카메라에도 LIVE VIEW가 중요한 기능이 됐다.

갈수록 늘어가는 미디어들은 마치 항상 새로운 물이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샘을 찾아 다니듯이 지속적이고 살아있는 콘텐츠를 구하고자 한다. 바야흐로 살아있는 콘텐츠가 대접받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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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

故 최진실 씨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항상 밝고 또랑또랑했던 그녀의 웃음을 기억한다. 자살이라는 충격적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 믿어지지 않았다. 극단적 선택이 옳은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받았을 고통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린다. 악성 루머와 악플만이 그녀를 죽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악플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중요한 원인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댓글은 매우 특이한 표현수단이다. 인터넷의 글은 대체로 글이라기 보다는 말과 같다. 감정이 그대로 살아있고, 쓰이는 표현도 구어체다. 가볍고 쉽게 지워지며, 집단화한다. 이에 반해 갖는 글자, 활자는 논리적 이미지를 가지며 진지하다. 같은 의견도 말로 하는 것과 글로 쓴 것의 느낌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악의적 댓글인 악플은 더 심한 상처를 받는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칭찬하는데 소극적인 반면, 욕설을 하는데는 나름대로 논거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그러니 직접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그래서 이와 같은 인터넷의 폐해를 막기 위해 새로운 규제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 이번 사건이 준 충격이 워낙 컸고, 그동안 수많은 악플들의 만행들을 보아온 사람들이 공분하면서 이 제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실명제나 사이버 모욕죄 등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상 이미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각 언론사의 뉴스사이트에는 가장 심한 악플들이 난무한다. 좌우로 나뉘는 정치적 싸움이나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더욱 심하다. 심지어는 악플도 아주 정치적이고 교묘해지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스타나 정당을 오히려 치졸할 정도로 극렬 비난함으로서 반대적으로 동정 여론을 만들기도 하고, 반대하는 정당을 극단적으로 맹종하는 듯 행동해서 대다수의 반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악플이라는 폭력성은 개인의 비윤리성과 익명성 때문만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통합과 비전을 상실한 데 따른 공동체의 퇴행적 자기분열 모습 가운데 하나이다. 가정에서도, 안되는 집은 형제간에 서로 싸우고 헐뜯기 일쑤다. 잘되는 집은 온 가족이 힘을 모아,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간다.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월드컵과 올림픽을 응원할 때에는 악플이 설 틈이 없었다.

요즘처럼 모든 뉴스가 부정적이고 사회적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공포와 좌절감은 악플을 더욱 만들어 낸다. 사람들을 독하게 만든다. 경제는 위기에 몰리고, 경쟁은 치열해지며, 갈등은 치유되지 않고 커지기만 한 사회에서 악플을 단지 개인의 윤리문제만으로 몰아가는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기존 언론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수록, 루머는 힘을 얻는다. 건강이 약해지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듯이... 이치는 같다.

물론, 엄연히 악플을 다는 행위와 악성 루머를 만드는 행위는 개인의 윤리문제다. 그러나, 최소한 이를 해결하려는 공공적인 노력은 보다 근본적이어야 한다. 선진국이 되면 침뱉고 휴지버리는 기초질서 위반사례도 줄어든다. 침뱉는 사람을 처벌해서 선진국이 된 것은 아니다. 네티즌의 개인적 윤리 못지 않게 국가는 더 밝은 비전과 통합을 제시해야 한다. 언론은 악질적인 루머보다 강한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진실이다.

故 최진실. 그녀의 이름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보자. 사회적 분노감에 밀려, 또다른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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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