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은 10의 백승을 뜻하는 구골(Googol)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을 의미한다. 둘 다 인간의 지각으로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극한 개념들이다. 무한히 크거나 무한히 작은 개념을 회사명으로 정한 두 기업이 세계 인터넷을 이끌어 가는 주역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IT 기술은 우리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 매우 크거나, 매우 작은 것들이 과학발전과 함께 우리 눈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나노의 세계를 들여다 보고, 광년의 우주를 내다 본다. 만물의 척도는 인간이라고 했지만, 그 인간의 인지능력은 극대로 향상되어, 이제 스스로의 척도를 계속 바꿔나가고 있다. 인간이 확대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급기야 앉아서 전 지구를 돌려 보기도 하고, 순식간에 전세계의 포인트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과거의 이소룡이 TV에 나와 광고를 하며 현재의 배우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미 IT 기술은 첨단 기술집약 분야인, 군사부문, 의료부문을 포함, 정치, 경제, 문화 영역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다. 우리 손으로 가장 빠른 기차를 만들고, 우리 손으로 우주선을 쏘아 보낼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지고 있다. 우리가 IT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볼 줄 알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통해 엄청난 부와 수익을 만들 수도 있다.

IT는 기존의 어떤 산업과도 다른 질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지능이기 때문이다. 지능이 결합되면 똑똑한 무기, 똑똑한 의료기술, 똑똑한 농업이 된다. 한마디로 모든 보이는 구경제가 보이지 않는 신경제 지식의 힘으로 똑똑해지는 것이다. 지식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하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집약될 수록 더욱 더 빠른 속도로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는 가속도도 높아진다. 지식과 정보가 미래의 핵심인 이유가 바로 그것에 있다. 결국 IT산업은 단순히 포털 같은 회사나 UCC같은 눈에 보이는 콘텐츠, 하드웨어 산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식산업이며 동시에 정보산업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식과 정보는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고 집약되면서 스스로의 자기 진화를 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인류가 박테리아로부터 진화해오듯이 스스로 자기복제를 해나가면서, 수많은 잡종과 변종의 실험을 통해서 선택되어지고, 살아남는 것과 유사하다. 산소와 물이 생명을 키웠듯이 지식의 세계에서 그것은 자유롭고 공개된 토론과 창의적인 도전과 실험이 자양분이다. 명령으로 창의성이 만들어지거나, 기계로 지식을 업그레이드 할 수는 없다.

옛날 쎙 떽쥐뻬리는 ‘어린왕자’에서 한가지 현명한 답을 말해주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자유로운 토론을 보장하고, 일탈에 가까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만들어낼 줄 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사회가 그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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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

열정이 식은 차가운 IT..세계를 이끌던 그 영광은 어디 갔을까?

1990년대말, 세상은 꿈과 도전으로 뒤덮였던 것 같다. 신기술과 신지식으로 무장한 겁없는 신흥 사대부들이 도전에 나섰다. 정치, 경제적으로 기득권 세력과 대항적이었던 386세대들은 아래한글, 이야기, V3, 다음, 리니지, 네이버 등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들을 세상에 내보이며 도전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냈다. 그것은 2000년 전야였다.

8년이 지난 2008년 9월 지금, 어렸을 때 우주선이 하늘을 나는 줄 알았던 그 서기 2000년 때보다 8년이 지났다. 예전에 ‘미래소년 코난’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이 작품은 2008년 8월에 지구가 핵전쟁을 하게 되고 이때 비행선으로 탈출하려던 사람들이 지구에 불시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지금 유치원에는 서기 2001년생, 2002년생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그런데 IT산업에서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짧게 보면 지난 5년 동안 인터넷 순위는 거의 그대로였고, 몇몇 사소한 변화가 있었지만 그것을 무시하면 지난 8년 동안도 거의 그대로다. 그 사이에 인터넷 1등은 고착화되었고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새로운 기업이 순위에 랭크된 경우는 드물었고, 신데렐라처럼 등장하던 신제품이나 신서비스, 새로운 영웅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주도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구글이 크롬을 만들어 내고 MS가 IE8을 만들면서 싸우는 것이나 구경하는게 고작 새로운 것이다. 구글코리아가 테터앤컴퍼니를 인수한데 이어,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하는지 구경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이용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제자리에서 머물러 역설적으로 계속 뒤로 후퇴하고 있다. 한때 세계 인터넷 랭킹 10위 안에 한글 사이트가 주렁주렁 매달렸던 그 영광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가?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던 대기업들은 모두 줄줄이 미역국을 먹고 물러났고, 돈 번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시장을 지키는 것도 힘겹다.

그나마 얼마 안되는 신생기업들은 한때 돈 잘 대주던 벤처투자자들까지 돈을 회수해가는 요즘 분위기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화려한 IT성공을 이끌던 정보통신부는 역사속에 사라졌고, 급기야 IT산업은 고용창출에 도움이 안됐다는 대통령 말까지 나와서 갑론을박 중이다.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이 없는 IT는 정해진 프로그램만 반복되는 차가운 시스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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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